채식주의자: 한강이 그린 저항과 변신의 서사
개요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을 세계 무대에 알린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한 한 여성의 이야기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표면적으로는 채식이라는 선택에 관한 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폭력에 대한 거부,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 그리고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억압이 촘촘히 얽혀 있다.
채식주의자
한강
거부라는 형태의 저항
영혜의 채식은 단순한 식이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한 거부의 선언이다. 꿈에서 본 피와 폭력의 이미지가 그녀를 고기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가족은 그녀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강제로 고기를 입에 넣으려 한다. 이 장면은 소설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다. 한강은 개인의 선택이 집단에 의해 어떻게 짓밟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몸이라는 전쟁터
이 소설에서 몸은 단순한 물리적 실체가 아니다. 몸은 사회적 규범이 새겨지는 장소이자, 그 규범에 저항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영혜는 먹기를 거부하고, 옷을 벗고, 마침내 나무가 되고자 한다. 몸을 통해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이 과정은 기이하면서도 처절하다. 한강은 폭력을 직접 묘사하기보다 그 폭력이 몸 위에 남긴 흔적을 추적한다.
세 개의 시선, 하나의 비극
소설은 남편, 형부, 언니의 시점으로 구성된다. 영혜 자신은 화자가 되지 못한다. 이 구조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사회는 영혜를 바라보고 판단하지만, 결코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세 화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혜를 소비한다. 남편은 불편함으로, 형부는 욕망으로, 언니는 죄책감으로 영혜에게 다가간다.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것은 단지 이국적 소재 때문이 아니다. 한강의 문장은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강렬하다.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충격을 만들어낸다. 이 소설은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를 고발하면서도, 동시에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보편적 질문을 던진다. 읽고 나면 오래도록 불편한 여운이 남는, 그런 종류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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